[독서리뷰] 17.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갑니다.

작년부터 올 초 좋아하는 분야가 자기계발 분야, 그리고 요새 들어 경제 쪽에 관심을 갖다 보니 그런 쪽으로 편중된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많은 정보에 조금은 피로해져 잠시 숨 돌리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중 눈에 뜨인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갑니다’ 라는 따뜻한 제목의 책이 있었다.
그림 표지도 귀엽고 아기자기 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채소를 좋아하는 나였기에 더 눈길이 갔고 오늘은 이거다! 하고 읽어 내려갔다.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갑니다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갑니다] 내용

이 책은 에세이 집이다.
실제는 2017년 출판되었고, 현재 절판 되었지만 다른 기회로 새로 수정해서 재출판하게 되었다.

저자와 그림 작가가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같이 책을 쓰자고 하였고 우연히 저녁을 만들다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쉽게 접하는 채소를 보면서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40가지의 채소들을 골라서
채소에 관한 기본 정보를 간단히 소개해주고, 그 채소를 활용한 요리법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저자의 간단한 에피소드와 생각들을 이야기 한다.

목차는 크게 4가지로

  1. 이제는 차곡차곡 온기를 모아둘 때
  2. 잠든 에너지가 움틀 때
  3. 맛의 감각을 깨울 때
  4. 바람의 감촉이 다르게 느껴질 때

이렇게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에피소드에 맞는 채소들을 소개 해준다.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옥수수, 호박, 오이, 가지, 상추, 파, 마늘 … 다양한 채소가 나와 더 익숙하고 반갑다. 귀여운 마음으로 친숙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소개

글 김영주 / 그림 홍명희

둘은 절친한 사이다. 둘은 만나며 무슨 글을 써야할지 고민하다 ‘아티스트 스터디’를 만들어 매주 한 번씩 만나 서로가 쓰거나 그린 결과물에 관한 이야기하는 모임이었는데 그러면서 서로 영감을 받고 일기를 쓰고 자료를 모으며 모임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종이밴드’라는 팀을 결성해 공동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고, 공통의 주제를 찾다가 ‘채소’를 선정하게 되었고, 2016년 9월 부터 자유연재로 올리던 사이트에 ‘채소의 온기’로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되고 5년 후, 그림 작가였던 홍명희 작가가 암 투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다시금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갑니다]가 재출간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책의 시작 부분 말이 좋았다.

“채소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

맞다. 채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따뜻하다. 푸르다.
집에서 먹는 반찬들로 오기 까지의 여정을 생각해보면 땀 흘린 농부가 있고, 해충들을 견뎌낸 장한 채소들이 있고, 비바람 견뎌내며 성장한 채소들이 있다.
복잡한 시장에서 푸릇푸릇한 채소들이 진열되어 있고 오가는 소리, 발걸음이 경쾌하다. 누군가가 채소를 보며 정성스레 고른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담아 집에 들어온다. 채소 손질을 하고 요리를 해 내 앞에 식탁에까지 오게 된다. 그런 장면 하나하나가 떠오른다.

이 책은 채소에 대한 어떤 전문 지식을 전달해 주는 책이 아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오히려 채소에 대한 간단한 정보와 요리법까지 전달해 줘서 더 유용했다.
이 채소가 어디에 좋고, 어떤 성분이 들어있어서 좋고 하는 설명도 있고
이 채소를 응용해서 저자가 해 먹는 간단한 요리들에 대한 소개도 있어 꽤나 쏠쏠하다.
그리고 거기에 곁들여 저자의 따스한 시선과 감성이 묻어 나는 글들.

거창한 에세이는 아니지만 괜히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른한 주말 오후, 집에서 재료를 사서 요리해 먹는 그런 편안한 기분이다.

생각보다 많은 채소가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고
내가 평소 먹고 있는 채소도 엄청 다양한 종류에 많이 먹고 있었구나 싶기도 했다.

읽으면서 먹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이런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고
더 건강하고 맛 좋은 채소를 먹을 수 있게 환경에도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까지도 갔다.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갑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미나리와 고수였는데, 이 둘은 특히나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는 채소들이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무난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서, 좀 더 거칠게 보여도 나만의 개성을 갖고 있던 시절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고 말하며, 그럴 때마다 무난한 요리에 개성을 더해주는 미나리와 고수를 떠올린다고, 생각보다 그리 많은 양이 필요하지는 않는다. 우리도 그렇다. 때로는 무난한 사람이 되고 평범하게 나의 열정을 잊은 것 같아도, 나만의 개성을 갖고 사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작은 한걸음,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주는 것이다.

그 밖에도 양파와, 노각에 대한 에피소드와 저자가 바라보는 관점들이 따스하게 다가왔다.
깔 때는 고통스럽고 매운 양파여도, 오랜 시간 볶아내면 달달해지는 맛을 내는 것처럼,
노각이 노각으로 노랗게 익어 완전한 맛을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노각의 맛은 비로소 그 속을 갈라봤을 때야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내 인생도 이 채소와 다르지 않다. 오랜 시간 단련되고 익혀져야, 비로소 그 맛을 내는 채소처럼, 우리도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매일 마주하는 채소처럼, 매일 오늘의 온기를 느끼며, 우리는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간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더 가벼워진다.

생각해 볼 점

나를 채소로 소개한다면 어떤 채소로 소개하고 싶은가? 그 이유는?

인상 깊었던 채소와 이유는?

최근 1주일 간 먹었던 음식 중에 기억에 남는 음식은? 이유는?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은 건강 외에도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Book | yeonlife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갑니다 | 밀리의 서재 (mill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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